일본어 문장을 읽다 보면 人々, 時々처럼 한자 뒤에 묘하게 생긴 기호가 붙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바로 「々」인데요.
이 기호는 '앞의 글자를 한 번 더 반복한다'는 뜻의 반복부호입니다.
일본어로 오도리지(踊り字)라고 부르는데요
말 그대로 글자가 반복되는 것을 나타내는 부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른 이름으로 繰り返し符号、重ね字、送り字라고도 해요)
그런데 사실 오도리지(踊り字)라는 범주 안에는 々뿐만 아니라 다른 기호도 많은데요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々 : 한자 반복부호
가장 먼저 볼 것은 우리가 가장 자주 만나는 々입니다.
한자 한 글자가 연속으로 반복될 때 그 한자를 또 쓰는 대신 々로 표기합니다.
일본어 오도리지 중 사실상 유일하게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는 문자에요.
공식 명칭은 同の字点(どうのじてん)인데, 다른 별명으로도 자주 불려요.
- ノマ点(のまてん): 모양이 가타카나 「ノ」+한자 「マ」를 합친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 重ね字(かさねじ): 겹쳐 쓰는 글자
- 人々点(ひとびとてん): 대표주자인 人々에서 따온 별명
예시
| 표기 | 읽는 법 | 뜻 |
| 人々 | ひとびと | 사람들 |
| 時々 | ときどき | 때때로 |
| 日々 | ひび | 나날, 매일 |
| 色々 | いろいろ | 여러 가지 |
| 様々 | さまざま | 다양한 |
| 我々 | われわれ | 우리(들) |
| 国々 | くにぐに | 여러 나라 |
| 年々 | ねんねん | 해마다 |
| 別々 | べつべつ | 각각 따로 |
| 段々 | だんだん | 점점 |
참고로
- 々는 한자가 아니라 부호라서 단독으로 읽을 수 없고, 앞 글자 발음을 반복하거나(人々=ひとびと) 탁음으로 바뀌기도 해요(時々=ときどき, 뒷글자가 どき로 연탁).
- 줄바꿈 위치에는 원칙적으로 쓰지 않아요. 앞 글자가 줄 끝에 걸리면 々를 다음 줄로 넘기지 않고, 한자를 통째로 다시 쓰거나 앞 글자째 다음 줄로 넘깁니다.
- 의미 단위가 다르면 우연히 같은 한자가 겹쳐도 안 씁니다.
2) ゝ, ゞ : 히라가나 반복부호
히라가나 한 글자를 그대로 반복할 때 쓰던 부호예요.
ゝ는 반복되는 글자가 탁음이 아닐 때
ゞ는 반복되는 글자가 탁음일 때 사용됩니다.
이름은 一の字点(いちのじてん)이라고 해요.
한자가 아닌 히라가나를 반복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위에서 본 々과 같아요.
과거 메이지~쇼와 시대 초기 문헌엔 흔했지만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찾아보기도 힘들어요
| 옛 표기 | 현대 표기 | 뜻 |
| すゝむ | すすむ(進む) | 나아가다 |
| こゝろ | こころ(心) | 마음 |
| ほゝえむ | ほほえむ(微笑む) | 미소짓다 |
| たゝかう | たたかう(戦う) | 싸우다 |
| なゝめ | ななめ(斜め) | 비스듬함 |
| 옛 표기 | 현대 표기 | 뜻 |
| すゞめ | すずめ(雀) | 참새 |
| こゞえる | こごえる(凍える) | 얼다 |
| かゞみ | かがみ(鏡) | 거울 |
| いすゞ | いすず | 자동차 브랜드 이스즈 |
참고로
현대에 ゞ를 실제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いすゞ입니다.
자동차 좋아하시는 분이면 いすゞ(ISUZU)라는 브랜드를 다 아실 것 같은데요
로고에 옛날 표기인 ゞ를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3) ヽ,ヾ : 가타카나 반복부호
가타카나 한 글자를 청음으로 반복할 때 씁니다. 위에서 본ゝ, ゞ의 가타카나 버전입니다.
이 친구들도 똑같이 一の字点(いちのじてん)이라고 해요.
ヽ는 반복되는 글자가 탁음이 아닐 때,
ヾ는 반복되는 글자가 탁음일 때 사용됩니다.
옛 공문서나 전보문에서나 사용되었고, 지금은 사실상 완전히 사라진 부호예요.
| 옛 표기 | 현대 표기 |
| コヽロ | ココロ(心) |
| スヽキ | ススキ(참억새) |
| 옛 표기 | 현대 표기 |
| ソヾロ | そぞろ (계열 표기, "괜히·왠지") |
| ハヾ | はば(幅, 폭) |
4) 〱, 〲 : 세로쓰기용 반복부호
굉장히 특이하게 생긴 기호인데요, 이건 바로 세로형 오도리지입니다.
마치 가타카나 「く」자를 눕혀놓은 듯한 모양이 나와서, 흔히 くの字点(くのじてん)이라고 불러요.
- 〱 (U+3031): ゝ의 세로쓰기 버전. 한 글자를 청음으로 반복.
- 〲 (U+3032): ゞ의 세로쓰기 버전. 탁음 반복용.
이 부호들은 현대 일본어에서는 거의 볼 일이 없습니다.
다만 옛 일본어 문헌을 읽다 보면 가끔 등장하기 때문에, 모양 정도만 알아두면 좋습니다.
참고로
위아래로 크기가 크기 때문에 컴퓨터 입력 시 유니코드 2개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 〳 (U+3033): 반복부호의 윗부분
- 〵 (U+3035): 반복부호의 아랫부분
- 〴 (U+3034): 탁음이 들어갈 때 쓰는 윗부분


특이한 점은, 3번 반복할 때는 반복부호( 〱 )를 2번 써주는 한편, 4번 반복하는 경우에는 2번째와 4번째에만 사용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만화도 세로쓰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세로형 반복부호( 〱 )를 쓰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항상 가나로 전부 풀어서 씁니다(ザワザワ, ドキドキ).
그래서 〳〵는 요즘은 옛날 소설 영인본이나 근대 신문 자료에서나 만날 수 있는, 꽤 희귀한 화석 부호가 됐습니다.
5) 〻 : 세로쓰기용 한자 반복부호
「々」와 완전히 같은 용법으로 쓰이는, 한자 반복을 나타내는 기호입니다.
「二」 를 흘겨쓴 모양이라고 해서 二の字点이라고 합니다.

쓰임새가 々와 동일하기 때문에, 표준화 과정에서 쓰임이 사라지고 々 만 살아남았습니다.
〻는 주로 옛 문헌이나 서예, 필사본 등 손글씨에서 볼 수 있는 표기이고, 현재에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세로쓰기에서도 々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무리
결국 우리가 일상적으로 일본어를 읽으면서 만나게 되는 반복부호는 대부분 々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앞으로 일본어 책이나 기사, 간판 등을 읽다가 々가 보인다면 "아, 이게 그 반복부호구나!" 하고 한 번 눈여겨보세요.
반대로 ゝ, ゞ, 〱, 〻 같은 기호들은 현대 일본어에서는 거의 볼 일이 없으니 굳이 외우기보다는 "이런 옛날 반복부호도 있었구나" 정도로 알아두면 충분합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작은 기호 하나도 알고 보면 일본어의 표기 역사와 문화를 꽤 재미있게 보여주는 요소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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