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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일본어] 동기부여와 목표 세우기

by 기이한날개 2022. 1. 16.

들어가며

공부를 계속 하기 위해서는 목표와 동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꼈다.

정해놓은 목표가 없으면 제대로 된 동기 부여가 지속적으로 되기 힘들고, 일시적으로라도 목표나 동기가 없어지거나 그걸 잊어버린 채 나아가다 보면 어떤 벽에 부딪혀 노력도 하지 못하게 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럴 때는 잠깐 멈춰서서 목표나 동기를 되찾거나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비단 일본어 공부뿐만 아니라 인생의 다른 경험에도 적용 가능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무엇을 하고 싶은가'와 '왜 하고 싶은가'가 명확하고 구체적일수록 동기부여가 잘 됐던 것 같다. 막연히 '일본어가 잘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보다는 '일본인 유학생과 대화하고 싶다' 혹은 '이 애니메이션을 자막 없이 보고 싶다' 같은 목표를 세웠을 때 목표가 더 실현 가능해 보이고 현실적으로 보여서 더 의욕이 생겼다. 동시에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공부의 구체적인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게 되고, 지금은 어느 정도 목표에 가까워졌는지 등을 명확하게 평가해보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장점도 있었다.  

 

일본어 공부의 목표가 계속 일관되게 있었던 것은 아니고 큰 틀에서 계속해서 변해왔고, 단기적인 목표도 단계별로 여러 개 설정했었다. 우선 가장 처음에 시작했을 때는 순전히 재미 있어서 공부를 했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읽고 써보는 것도 재미 있었고, 무엇보다 이렇게 단기간에 외국어로 내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신기했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 자체에 흥미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 중에서도 한국인이 처음에 쉽게 배울 수 있는 일본어를 골라서 더 재미가 붙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JLPT N3급을 따게 된 첫 6개월 동안은 일본 여행을 다닐 수 있을 정도의 간단한 회화를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이 시기에 일본 여행도 자주 갔었고, 1달 동안 어학연수도 갔다 오면서 무엇보다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이후에도 일본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에 대해 일본어로 소개하고 싶다는 목표, 일본어로 쓰인 전공 서적을 읽어보고 싶다는 목표 등등 다양한 중장기 목표를 세우면서 공부를 이어왔다.

 

이런 목표 세우기가 계속 성공적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어렵게 설정한 목표를 금방 포기해버린 경우도 있었고, 공부하다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라 목표를 수정한 적도 많이 있다. 때로는 진지하게 내가 공부하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도 해보면서 계획도 자주 수정하고 동기부여가 될만한 외부적인 자극을 찾기도 했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목표 세우기와 동기부여에 대해 여러 기준을 생각해보게 됐고,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흥미 잃지 않기

목표 세우기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흥미를 잃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애초에 일본어 공부 자체를 취미 수준으로 시작하기도 했고, 단기간에 자격증을 꼭 따야하거나 필요에 의해서 억지로 배우는 입장이 아닌 이상 공부를 즐기는 것 이상으로 좋은 동기부여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래서 단순히 남들의 공부법을 따라하기 보다는 내가 직접 하고 싶은 공부를 찾으려고 했다.

 

성과를 내기 위해 목표를 세워놓으면 무언가 억지로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들거나 목표와 현재 모습 간의 괴리감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럴 때마다 일본어 공부 자체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지 않도록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취미생활을 즐기거나 일본 유학 간 사람들의 브이로그를 보면서 '공부를 하고싶다'는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또 학원이나 학교에서 만난 분들 중 일본어를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다른 분들이나 한국어를 정말 잘하지만 계속 공부하는 외국분들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자극을 받기도 했었다.

 

2. 실현 가능한 목표 설정하기

욕심이 과해서 목표를 너무 높게 잡으면 오히려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지고 동기부여도 잘 되지 않는 것 같았다. 터무니 없는 목표 말고도, 이루는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목표는 오히려 나에게는 독이 되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목표를 달성한 내 자신을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으면 좋은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았다. 과감하게 도전을 하는 것은 언제나 좋지만 내가 의욕을 잃을 정도로 비현실적이거나 어려운 목표는 설정하지 않기로 방향을 잡았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실현 가능한 목표인지에 대한 평가는 자기 객관화가 잘 될 수록 정확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우선 내가 설정한 목표가 어느 정도 걸리는지 알아야 하는데, 나는 자꾸 내 능력이나 의지를 너무 낙관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서 걸리는 기간이나 실현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잡아야했다. 나는 매일 일본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에 주로 6개월~1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단기 목표를 잡았었는데, 매일 새로운 단어 n개씩 외우기 같이 성실함을 요구하는 계획은 역시나 잘 안지켜졌고 그냥 기간 내에 정해진 갯수의 오디오클립 듣기, 강의 플레이리스트 다 듣기 정도로 타협을 많이 봤던 것 같다.

 

실력 향상에 대한 갈망이 있으면 기간 내에 자격증 따기도 좋은 목표가 되는 것 같다. 본인의 현재 실력을 평가해서 도전해볼만한 시험 급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장점이었다. 무엇보다 목표가 명확하고 진행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 가능하면서 도움이 필요하면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이미 합격한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할 수도 있었다. 또 스스로 공부하는 것 이외에 시험 대비 강의를 따로 듣거나 모의고사를 풀면서 자연스럽게 실력이 많이 늘었던 것 같다. 

 

3. 내가 도전하고 싶은 목표인가

얼마만큼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지에 대해 감이 잡히면, 그 다음으로는 '나는 그만큼 투자할 의향이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아무리 좋은 목표고 남들이 많이 하는 것이라고 해도 내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것이면 의미가 없다고 느꼈다. 각자의 기준이 있겠지만, 나는 내가 들인 노력과 수고에 비해서 그만큼의 장점이 있는지를 많이 생각해봤다.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고 재미가 없을 수록 단점으로 평가하고, 반대로 재미가 있고 일본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면서 활동 자체에 의미가 있을 수록 장점으로 평가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성공한 목표로는 JLPT 자격증 따기, 라이트노벨 원서 한 권 완독하기, 자막 없이 애니메이션 보기, 일본인 친구 만들기가 있었다. 재미가 없어서 포기한 목표로는 일본어 중급 문법 교재 1회독 하기, 관심 없는 분야의 책 읽기, 넷플릭스에서 일본어 자막이 달린 일본 드라마 보기가 있었다.

 

또 시간과 노력을 너무 많이 투자해야 해서 목표를 대폭 낮춰 잡은 것 중에 하나가 성우 라디오 번역 영상 만들기였다. 재미있게 본 애니메이션 <탐정은 이미 죽었다>의 성우 라디오 프로그램 <탄모시 라디오>를 번역해서 영상으로 만들어 올리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번역 자체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영상을 편집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들었다. 애초에 영상 편집을 해본 경험이 없었고 이 기회에 새로 배우면서 진행한 것이라 편집하고 자막을 넣어서 2~3분 짜리 영상을 만드는 데 몇 시간 씩 걸렸다. 원래 계획으로는 7화를 15분씩 정도로 편집해서 번역하고 싶었는데, 능력의 한계로 짧은 클립 9개 정도로 마무리해야 했다.

탄모시 라디오 플레이리스트

 

4. 장기적인 목표

내가 결국에는 일본어를 어느 정도까지 공부하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을 꼭 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요에 의해서 공부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최종적으로 필요한 일본어 실력에 대한 고민을 해야할 것이고, 나처럼 취미로 일본어를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는 어느 수준이 되면 만족할 것인지를 정해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왜 이 공부하는지를 잘 생각해보고 내가 그리는 최종 종착지는 어떤 모습일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이건 나중에 일본어로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취업을 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단순히 취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일본어 능력 뿐만 아니라, 나중에 회사 생활을 원활히 하고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필요한 원어민 수준의 일본어를 목표로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반면에 단순히 일본 대학에 6개월짜리 교환학생만을 다녀오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것보다는 낮은 수준의 목표를 잡아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장기적인 목표를 정해야 그에 따른 단기적인 목표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최근까지도 교환학생을 염두에 두고 있었어서 '일본 대학에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목표를 하고 있었고 이에 맞는 세부적인 목표를 하나하나 잡아두고 있다. 현지 대학생과 자유롭게 토론도 하고 술자리도 즐길 수 있도록 회화 능력을 키우고, 강의도 수강 하면서 일본에서 혼자 생활할 수 있도록 전공 강의에 대한 배경 지식과 부동산, 아르바이트 등 생활 정보를 알아두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마무리

나름대로 나에게 맞는 목표를 세우고 동기부여를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글에서 언급한 기준들을 토대로 내가 과연 '무엇을 하고 싶은가'와 '왜 하고 싶은가'를 잘 생각해보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도 일본어 공부를 이어나는 도중에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어버렸을 때, 다시 이 글로 돌아와 목표에 대해 생각해보고 알맞은 동기부여를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