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지금까지의 일본어 공부를 돌아보며

2017년 12월 어느 날

강원도의 한 방구석에서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문득 일본어를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일본어를 정말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애니메이션 같은 매체를 보면서 '저 캐릭터들은 뭐라고 하는걸까?', '저 표지판에는 뭐라고 쓰여 있는 걸까?'라는 막연한 호기심이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일본어를 접하게 된지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4년 동안 계속 일본어만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꾸준하게 일본어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왔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뿐만 아니라 일본 유튜브 채널, 야후 뉴스, 문법 교과서, 자격증 문제집, 각종 정보글 같은 것도 보면서 최대한 다양한 매체에서 일본어를 접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자격증 시험 직전에는 기출문제나 문제집을 풀고 단어나 문법을 공부하긴 했지만, 사실 평소에는 따로 시간을 내서 일본어 공부를 하기 보다는 개인적으로 재미있고 관심 있는 것 위주로 찾아봤고, 이게 일본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가고 싶은 여행지나 먹고 싶은 음식을 소개하는 일본인 유튜버의 브이로그나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대학에서 듣는 전공 수업 내용을 일본어로 필기해보거나 관련 정보글을 찾아보기도 했다. 지금 돌아보면 약간은 별난 공부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만큼 일본어를 배우는 것이 즐거웠고 성장에 대한 열정이 컸던 것 같다.

 

일본어를 공부하기 전에 사실 중국어를 공부했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선택해서 계속해서 공부했으니 기간으로 따지면 4년 넘게 공부를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중국어로 한 마디도 하지 못한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많이 까먹기도 했고, 학창 시절에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공부 중 하나였다보니 집중해서 공부하지 못한 것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 반면에 일본어는 배우기 시작한지 6개월이 되니까 정말 기본적인 교과서에 나올 법한 회화문을 듣고 이해하는 정도가 되었다. 아마 4년 동안 배운 중국어 실력과 이 때의 일본어 실력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실력이 느는 속도에 차이가 나는 것은 일단 한국어와 일본어가 문법적으로 많이 비슷하고,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한자어도 많아서 일본어가 상대적으로 굉장히 쉽게 느껴지는 것이 하나의 이유일 것 같다. 또 다른 차이 하나는 마음가짐과 동기부여의 차이인 것 같다. 중국어는 내가 하고 싶어서 공부했다기 보다는 학교에서 반강제적으로 시작했었기 때문에 전혀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었고, 나름대로 자격증 획득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기는 했으나 수업 시간이나 시험 준비 이외에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절대적인 시간이 적었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이 인구도 많고 경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미래에 도움이 될거라는 주변의 말을 들으면서 공부를 하긴 했으나 정작 내가 중국이나 중국 문화에 관심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아서 언어를 배우는 것이 즐겁지 않았다. 일본어는 반대로 배우면서 여행도 자주 가고 일본 음식이나 대중매체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문화에 대한 흥미가 생기면서 '일본인 대학생이랑 이야기해보고 싶다', '일본 만화를 읽어보고 싶다' 라는 이런 저런 목표가 자연스럽게 생겼던 것 같다. 

 

현재의 일본어 실력을 조금 냉정히 평가해보자면 일상적인 회화를 하거나 간단한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실력인 것 같다. JLPT N1이나 JPT같은 객관식 시험들에서는 고득점을 할 수 있는 정도이지만 소설이나 수필을 사전이나 인터넷 검색 없이 편안하게 읽기에는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일본어로 대학 수준의 수업을 들으려면 조금 더 공부가 필요하고, 대신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있거나 이미 알고 있는 분야의 수업이면 수월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인 것 같다. 그래도 나름대로 세웠던 목표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빠른 수준으로 성장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뿌듯하게 생각한다. 

 

나는 일본 유학이나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한 것도 아니고, 일본어 자격증을 단기간에 따야 하는 입장도 아니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다른 일본어 학습자분들과는 많이 다른 길을 걸어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까지나 취미로 일본어를 배우는 입장에서 최대한 다양한 경로로 일본어를 접하려고 했고, 그 결과 일반적으로 자격증이 필요한 분들이 하는 소위 정석적인 일본어 공부 방법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공부를 해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내가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좋았던 공부 방법이나 공부 팁들, 또 반대로 별로 효과적이지 못했던 공부법이나 미리 알아두었더라면 좋았었을 것들도 같이 적어두고 싶다. 또 유용한 참고자료나 사이트도 같이 기록해두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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